山 ... 산이 좋아서

태백산 (3) ... 하얀 세상

푸른 물결 2026. 3. 7. 22:19

2026. 3. 7 (토)

유일사 주차장 (09:00)  ~ 천제단 ~ 당골광장 (13:00)  / 설국이 되어버린 태백산 / 4시간 소요

 

 

참,

참,

참, 아름다운 세상이다.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강건함과  용기와 감성이 내게 존재할 수 있음에, 아울러 그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올린다.

 

선택을 잘했다 싶었다.

어제와 오늘 이틀간의 휴무를 이용, 늘 그래왔듯 산행과 온천욕으로 채우는 이틀을 오늘은 어제의 날씨관계로 바꿔치기 했다.

쌀쌀한 듯 온화한, 하지만 산은 잔뜩 흐려있고 안개로 그득할거라는  예보가 적중했다. 그래 바꾸기 잘했어 하며 울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었다. 산간아닌 내륙은 무척이나 맑고 투명한 날씨를 선사하고 복받은 하루를 선물받은냥 기분좋게 온천욕을 마쳤다.

그리고 다음날 오늘의 선택이 이렇게 커다란 행복함으로 다가올 줄이야. 나의 계획에 박수 ~~~

집을 나서 다녀오기까지 당연 혼자이다. 전혀 외롭지 않고 고독하지 않고 들뜨며 설레는 나의 나섬이다.

 

수십 번의 행보가 늘 이런 새로운 마음과 마치 처음같은 느낌으로 나에게 전달된다는 것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용기가 아니면 올 수가 없고 건강함이 없으면 또한 올 수 없고, 감정 또한 메말랐으면 이 아름다운 세상을 어찌 껴안을 수 있으리오.

다녀와서 이런 글을 재정리하면서 올릴 수 있다는 것도 남아있는 열정과 의지와 행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인 듯 싶다.

 

주말, 예견했듯 택시에서 내리니 벌써부터 산객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그젯밤 대설이 있었고 어제도 약간 내려 분명 산은 눈으로 뒤덮였을 테이고 아마도 마지막 겨울산행을 생각하며 전국에서 몰려들지 않았나 생각했었다. 그리고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쌓인 눈을 밟으며 시작하는것 같다. 얼어붙은 빙판 위에 살짝 흩뿌린 아침 눈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금상첨화 바람도 불지않고 따뜻한 봄의 팡파레가 울리는 듯 온화하다. 

기분좋게 산문 두드려 밀고 들어간다.

 

시작점, 나는 이 마을풍광을 보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연하장 같은 ~~~

 

 

 

제법 많이 쌓인 눈길 위로 많은 사람들이 내려오고 또 올라간다.

멋진 설경에 감탄하고 하늘과 나무 그리고 알록달록 산객들의 그림이 산 안을 채운다. 

아직 여긴 덜한데, 더 올라가면 더 멋짐폭발인데 나 역시 걸음마다 쉬어 렌즈안에 아름다운 세상을 잡아당긴다.

파란하늘에 하이얀 설화가 압권이다. 유일사 쉼터에서 내려다 본 유일사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내가 본 중에서 엄지 척이다.

모두모두 급경사로 내려가는 유일사 앞에서 사진 찍느라 북적인다. 새들의 바쁨도 산객 못지않게 먹이를 얻으려 바삐 날아다닌다. 

천천히 숨고르며 올라가기 시작, 제대로 된 산행시작 구간이다. 

 

자연 앞에 우리는 대(大)자를 넣는다. 대자연 ~

우리들의 미미함과 보잘것 없는 내세움은 자연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무엇이 잘낫고 무엇이 못낫는가. 

우리네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山이라는 거대함 앞에 모두가 고개숙여야 한다. 느끼고 배워야 한다. 

겸손하고 아끼고 산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山我一體 , 혼자임에도 혼자가 아니고 동행이 있어도 혼자였던 산행은 이 대자연만이 만들어주는 귀함이다. 올 겨울산행의 절정이랄까 하얀 상고대를 만끽하고 배경까지 파란하늘은 아주 큰 선물을 안겨준다. 거기에

따뜻함까지 ...

 

앞 산객들의 발걸음이 주춤하다.

나 역시 진행하기 아까울 정도로 너무너무 예쁘다. 하지만 방전되어 꺼져버린 폰 때문에 눈과 가슴 속으로만 저장이다. 아깝다.

 

아쉬움 속에 장군봉 부드러운 능선까지 올라와 다시 켜 보니 아니 깜 놀, 켜진다. 이 무슨일이고 ~~ 하나님 만세다.

다행히 멋진 설원을, 천제단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담을 수 있었다. 혹시 또 꺼질까 싶어 여기저기 다 담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힘없이 꺼지고 마는 내 핸드본, 우짜노 ~

 

그래도 고맙다. 몇 컷이라도 

 

이 산이, 이 태백산이 멋짐을 폭발시키고 있다. 여기 저기서 으악 으악 ~~~쓰러진다.

눈꽃도 제각각, 오후 햇살에 분명 얇아질 눈옷입은 나무들이 뭇 산객들에겐 울트라 캡 주인공이다. 

봐도봐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산속의 채움들, 겹쳐있는 산그리메들은 얼룩말 무늬처럼 눈과함께 어우러져 멋진 수묵화를 그려낸다. 

 

정상, 천제단

추울거라는 예보는 아주 빗나가고 바람자고 있는 제단 주변 둘러앉아 쉬거나 점심을 먹는이들이 많을 정도로 춥지 않았다.

제단 한바퀴 돌고 그 안에 빼곡히 들어가 있는 사람들 때문에 들어갈수 없어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하산하자. 버스시간 맞춰 내려가야지.

 

꺼졌던 폰을 켜서 찰나 두장을 건진다. 앗싸 !!!

 

또 볼수 있을까 상고대를 ~

겨울의 끝, 봄의 시작이다. 아직 겨울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상고대는 으스대며 제 몸을 자랑한다. 

이젠 봄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깜짝쇼를 보여주고 있는 상고대,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직 삼월도, 사월도 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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