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 산이 좋아서

태백산 (16) ... 靜中動, 動中靜

푸른 물결 2025. 12. 30. 20:06

고요와 광란의 몸짓이 교차하던 공간, 숲길을 걷는 몸뚱아리가 강풍에 휘청거린다.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하며 春바람 같은 아늑한 산에 노크를 하며 들어갔다. 복병이 숨어있는 지도 모르고 ...

 

유일사 주차장 (09:05) ~ 유일사입구 (10:00) ~ 천제단 (11:15) ~ 망경사 ~ 당골 (13:05)

2025. 12. 29 (월)  / 홀로산행, 한해의 마지막, 감사와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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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을사년이라는 을씨년스러운 한해의 끝자락이다.

늦가을 느낌이 강했던 산초입의 마른 건초들이 미풍에 살랑이는게 무척 포근하게 느껴지는 영하 1도의 기온이 온몸을 휘감는다.

홀로 조용히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산문을 두드렸다. 

오가는 객들의 드문 만남이 스쳐지나간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일하며 올해도 잘살았다는 다독거림을 스스로 해준다.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잘 살라는 격려와 무언의 위로도 내게 얹어준다.

 

이제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슨 성과를 바라는 나이는 아닌 듯,  그저 더도 덜도 아니게 큰 걱정없이 편안함과 어깨동무하며 사는 삶이 최고라고 느껴진다 크게 달라짐없이 규칙적인 식습관과 잠자리 신진대사 등이 내겐 감사하게도 꾸준하다. 아침에 일어나 꼭 밥을 먹는 습관과 출근전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벗들과의 티타임 자유롭게 여기저기 다니다 한달에 한두번 씩 산행을 하고 있는 나의 삶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나는 늘 부르짖는다. 나의 모든 운(運)과 명(命)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 ...

믿는 신은 없지만, 우리들의 명이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아무리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한다 하더라도 갑작스레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병마는 어쩔수 없는 일, 받아들이며 싸울수 밖에 ...

움직일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머리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틀을 남겨놓은 2025년도, 산중턱을 오르는 유일사입구부터는 세찬 바람이 불어댄다. 귓볼이 따가울 지경이다.

이 지점부터는 윗옷 하나를 더 입어준다.

 

 

 

처음 보는 광경도 아니고, 설산을 처음 오르는 것도 아니건만 겨울 눈산행은 늘 봐오던 설경도 생소하게 느껴지고 아름답기만 하다.

그동안 눈이 많이 내렸다면 산길도 높아졌을터, 아직 내린 눈은 그닥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부는 바람에 얼어붙어 있던 상고대와 오를수록 거칠게 흩뿌려대는 싸리눈이 제법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가는 오름길이다.

이 멋짐을 홀로 만끽한다.

앞서 또는 나를 제끼고 올라갔던 이들이 정상에 들렀다 벌써 내려오고 있다. 급할거 없는 여유로움은 오롯이 내것이다

분명 산입구는 포근했는데 정상은 손이 얼얼할 정도로 춥다.

마지막 산행이라 제단에 보온병과 조콜릿 하나를 올려놓고 감사 예우를 올린다.

산이 허(許) 했기에 올 수 있었고 무탈하게 일년을 산과의 조우를 이어왔다. 그 감사함을 따진다면 이루 말로 할 수 없을만큼 많지만 어쨋든 무사하게 감사하게 그 일년을 잘 지내온 듯 하다.

그렇게 한 해가 간다. 총알같은 ~~

추워서 더이상 머무를 수 없어 얼른 하산한다.

아듀 2025년의 태백산이여 ~~

 

망경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구간은 바람을 온전히 막아주는 방향이어서 포근했다.

드문드문 올라오는 이들과의 마주침, 인사로 대신하며 등 뒤로 올려보낸다.

계곡물이 꽁꽁 얼어붙어 있어야 할텐데 그만큼 혹한이 오지 않은 듯 얼음도 녹아있고 물소리도 우렁차게 들려온다.

 

계곡만큼이나 우렁찬 한 해가 또 온다.

힘차게 뛰어 오르는 말의 해 , 나도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일년이다.

2026년이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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