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 산이 좋아서

2026 (1) 태백산

푸른 물결 2026. 1. 22. 21:05

유일사주차장 (09:05) ~ 천제단 (11:15) ~ 망경사 ~ 반재 ~ 당골광장 (12:55)

2026. 1. 19 (월) / 눈 날리는 흐린 날씨, 사부작사부작 홀로 신년산행 3시간 50분

 

토요일, 일요일의 인파 그리고 홀로산행한 오늘 태백산 정상의 고즈넉함

/////

/////

/////

 

점점 나이들수록 달라진다는 점이 있다면 몸을 사린다는 거다. 

그렇다고 예전에도 너무 무모하다 싶은 산행은 그닥 하지 않긴 했지만, 눈이 온다해도 한파가 몰아친다 해도 나는 계획대로 움직이곤 했다. 며칠전 신년 첫 산행을 하고자 마음먹고 있다가 기상특보와 대설주의보 급작스런 한파에 포기하고 꺼내놓은 옷가지들과 배낭을 조용히 한쪽으로 밀어둔 적이 있었다. 그래, 무리하진 말자 하면서 ...

주말 낀 휴일이 있어 일요일 나서볼까 마음먹었다가 CCTV를 열어보니 기함을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한두번 겪은것도 아닌데 겨울산행의 백미가 태백산임을 너무도 잘 알면서도 늘 놀란다. 주말을 피해 월요일 조용히 홀로산행을 계획, 눈 예보에 설렘 동반하고 집을 나서본다. 

역시 평일 나서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올라가는 익숙한 태백산길, 첫번째 두번째 쉼터를 지나고 세번째 쉼터도 지나친다. 쉼터간 거리가 짧아 유일사 입구까지는 논스톱으로 걸어갈 정도로 길지 않다. 단 걷다가 숨이 차면 그대로 서서 호흡을 조금 가다듬으면 쉼이 끝난다. 내려오는 이, 또 나를 지나쳐 가는 이들이 몇 몇, 조용한 평일의 산길은 언제 걸어도 좋기만 하다. 

 

바람도 생각보다 불지 않는다. 

유일사 입구에서 잠시 쉬어 초콜릿 하나와 따뜻한 물 한모금으로 입안을 적시고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경사진 산길을 걷기 시작, 얼음꽃으로 단장하고 있는 겨울나무들과의 눈맞춤 하나 둘 마주하며 렌즈 안으로 컷컷 집어 넣는다.  

나는 왜 이 고요함이 좋은걸까.

산속 적막함이 주는 오롯한 이 고요의 세상을 왜 이리도 그리워하는 것일까.

오리무중, 안개속에 뒤덮혀 보이지 않는 앞이 나의 걸어갈 길인데 이러한 상황이 좋기만 한 것이 분명 '별다름'인 것인지...

사진 몇 장을 아이들에게 보내니 딸이 문자를 보낸다. "엄마, 안무서워?"

그러게, 그러게 말이다. 난 왜 안무서운 걸까.

감사함이다. 산이 내게 주는 선물 큰 베품이다. 무섭지 않게, 아주 편안하게, 모든 일상의 염려와 생각들을 정리하고 잠시의 쉼을 제공하겠다는 산이 주는 이 감사함을 어찌 품안지 않으리.

사부작 걸음으로 걸어온 정상, 지난번보다 춥지 않아 다행이다.

일상의 틀 안에서도 가끔씩 산 정상의 영상을 열어보며 주말동안 다녀간 산객들을 훔쳐보곤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역시 겨울산행의 진수인 태백산에 몸담으려는 사람들이 정상가득이었다. 기함할 정도이다. 그 북적거림을 피해 단 하루차이 월요일 산문 두드려 들어온 내게 박수를 보낸다. 아무도 없다. 역시 잘 왔다 하고 ...

 

주말에 비해 너무도 조용한 산정

나 홀로 ~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산길에 

 

한 해를 이렇게 조용히 시작해 보는거다.

시끄럽지 않게, 내 삶의 리듬도 큰 포물선없이 부드러운 평행선처럼 펼쳐 나가길 바래본다.

지난번 얼음 아래로 콸콸 흐르던 계곡이 꽁꽁 얼어붙었다.

그 위에 살포시 덮여 있는 눈이 쌓이고 또 쌓일 태백산이다.

대한 입춘 지나면 곧 봄맞이가 시작될 터이지만, 이곳은 아직도 멀다.

몇 번의 걸음 뒤에 봄이 찾아올 것인가. 허락되는 건강의 족적이 계속 이곳에 머무르길 기원하면서 ...

 

계곡소리는 눈속에 파묻히고

31일 태백산 눈꽃축제 준비중 ~

'山 ... 산이 좋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산 (3) ... 하얀 세상  (0) 2026.03.07
태백산 (2)  (0) 2026.02.21
태백산 (16) ... 靜中動, 動中靜  (0) 2025.12.30
태백산 (15)  (0) 2025.12.09
태백산 (14) ... 단풍 대신 상고대  (0) 202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