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1 (월)
유일사주차장 (09:00) ~ 천제단 (11:15 휴식) ~ 망경사 ~ 반재 ~ 당골 (13:20)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폭염을 피하는 방법의 진수였던 산행, 돌아온 일상의 대지에서 기다리고 있던 찜통
오늘도 내 체력을 의심하며 발길은 산으로 향한다.
항상 조심하자 천천히 오르자 숨고르며 나에게 주문한다. 잔뜩 흐린 날씨, 산 위에는 온통 구름으로 뒤덮혀 있는 풍광이다.
오히려 뜨거운 날씨보다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편안한 마음으로 산문을 두드려 본다.
태백에서 열리고 있는 핸드볼 시합차 올라온 중등부 학생과 교사가 올라가고 있었다. 왁자지껄 십여명의 풋풋한 소년들의 입담과 산공기가 신나게 믹스하는 중이다.
잦은 산행이 되고픈 마음이 굴뚝이다. 하지만 쉽지않은 산으로의 행보, 여름꽃을 만나면 반가워 다음에 또 보고 싶지만 일상과 씨름하느라 며칠만에 와 보면 스스스 감춰버리는 꽃들이 다시 내년을 약속하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쉬움 마음,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많은데 꽃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산 속 무대에 새롭게 올라오는 꽃들 보며 힘든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푸른 밀림 속으로 한발한발 들어간다. 기온은 도심의 기온과는 10도 차이가 날 정도로 선선하다.
주황빛 나리꽃이 주인공으로 등장 꿩의 다리와 함께 산무대를 장악한다. 앗 나리꽃인줄 알았던 동자꽃도 벌써 피었다.
아, 7~8월 여름꽃들이 많이 필 시기지 하며 기억을 꺼내어 본다. 학생중 처진 아이와 함께 동행, 스틱 하나를 빌려주며 힘을 실어준다. 부천에서 왔으며 어제 시합은 졌고 밤새 머리가 아팠단다. 산공기 마시면서 천천히 호흡고르면서 올라가보라 얘기했지만
결국 일행들과 떨어져 하산을 하는 것 같았다.
유일사에서부터 역시 겨울 북풍이 불었던 것처럼 바람불어 엄청 시원하다. 잠시 호흡 다듬으면서 쉼의 시간을 가져본다.



일월비비추 노루오줌 꽃며느리밥풀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운무로 뒤덥혀 있던 산, 보여주지 않아도 그저 좋기만 한 시간이다.
촉촉한 자연과의 접함만으로도 행복하다. 뒤따라 올라왔던 산객들이 벌써 내려오고 있을정도로 나는 천천히 올라간다.
쉬기도 하고 꽃사진을 렌즈에 담기도 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는 산행 습관으로 아마 난 지금껏 산을 올수 있지 않나 싶다.
서두르지 않고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꾸준히 20여년을 산과 만나왔다. 운이 좋았고 조심도 했고 느린 걸음이 이렇게 오랜동한 산행할 수 있었다. 이런 행복잦기하며 지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장군봉, 아무도 보이지 않을 지라도 산내음과 피부에 와 닿는 그 느낌만으로도 만족감 최고다.




산속 최고의 시간은 발 쭉 뻗고 쉬는 힐링타임이다. 오전 11시를 약간 넘기고 있는 시각, 드립커피 한잔 뜨거운 물 부어 만들어낸다.
감자샐러드를 가운데 넣어 만들어 온 모닝빵과 곁들여 '점심'을 한다.
산무(山霧)만이 주변을 감싸지만 보이는게 제로라 하여도 좋기만 하다. 그저 산정에 내가 있고 그 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걸로 만족하는 것이다. 오가는 산객들이 한 두명씩 보이고 사라진다.
한 여름의 중간, 이제 기온은 동남아 열대기후처럼 변모해 가는 듯 하다. 사계가 뚜렷하다고 자랑스럽게 우리나라를 뽐내는 일도 이상기온이 빼앗아 갈 것 같다. 독할 '혹'이 들어가는 혹서, 지독한 더위가 사람을 잡고 있는 날들이다.
이 더위에 산?
사람들은 이 더운데 산을 가냐고 반문한다. 모르는 말씀이다. 피서지가 따로 없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추천하고픈 산이다.
버스시간에 맞춰 내려가야 하는 순간이 제일 아쉽다. 더 머무르고 싶은 공간 ...
다음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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