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 산이 좋아서

태백산 (3)

푸른 물결 2025. 3. 10. 09:17

2025. 3. 7 (금)

유일사 주차장 (09:40) ~ 장군봉 ~ 천제단 (12:30) ~ 망경사 ~ 반재 ~ 당골 주차장 (14:50)

 

메마른 땅에 단비다.

기록적으로 남을 영동지방의 건조함, 비도 눈도 모두 감춰버렸던 올해의 겨울이었다.

삼척지역 눈 소식은 진눈깨비 날리는 모습 외에는 눈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2, 3월 폭설 내리겠지 했던 기대감도 무너져 버리고, 상승한 기온 탓에 삼척은 비가 내렸고 영동 산간지역은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 가고 싶었지만 휴무 이틀 이용 가려던 생각을 접을 정도로 폭설소식이 전해진다. 다음 주로 미루고 온천을 다녀오고,

친구와 약속한 다음주는 눈이 모두 녹을 듯 하여 친구에게 콜해 본다. 다행히 계획이 성사되어 약속을 잡았다.

산행 전날 친구는 함백산 입구에 다녀왔다며 눈이 펑펑 내린다고 한다.  그날 태백산 정상을 실시간 영상으로 보니 사람들이 운집되어 있다. 길은 대충 다져져 있겠구나 싶어 안심하고 산행날을 기대했다. 

 

당골에 사는 여고동창과 함께 오늘은 유일사를 들머리로 동행한다. 친구의 남편이 오늘도 유일사까지 바래다주는 편의를 제공, 편하게 산들머리까지 갈 수 있었다. 기온도 따뜻하고 바람도 자고 하늘도 파란 기막힌 배경을 선물해 줄 듯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지난 산행때 체감 17도를 겪었던 친구가 그날 놀래서 오늘은 완전무장 하고 왔다며 얘길한다. 산은 그랬다.늘 같지 않은 곳이 산속이라 방심은 금물이었다. 오히려 오늘은 날도 따뜻한데 핫팩 벙어리장갑 옷 등 준비하여 왔건만 등에서 땀이 흘러내린다며 얼른 웃옷 하나를 벗는다. 

설경이 아름다워 '어떡하지' 연발하며 걸어가는 친구도 역시 소통공감 끝판왕 동급임에 틀림없다. 

 

산들머리 설경

 

영하 2. 6도에 체감온도 0.8도라 ~~

 

바람 한 점 없는 봄날과도 같은 포근함이 몸을 에워싼다. 눈소식에 평일임에도 제법 산객들의 발걸음이 산을 찾았다.

구름하나 보이지 않는 파란하늘 아래 눈꽃은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답기만 하다. 그 멋짐에 발걸음은 더뎌지기만 하고 폰렌즈에 설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유일사 입구에서 시원한 귤을 입에 털어넣고 바람불기로 유명한 오름길에 발을 내딛으니

바람아 어디로 갔느냐,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 덕에 봄같은 기운에 담은 겨울풍광이 운이 따르지 않으면 보기 힘든 절경이다. 산길도 다져진 덕에 오르기가 쉬웠다.

 

 

그 어떤 말로 대신할까

그저 감탄사 하나에 다 들어가 있는 환희와 분에 넘치는 희열 ~

보고 또 보는 설경이어도 마치 처음 만나는 풍경인 냥 벅차다. 친구와 함께 나누니 두 배의 선물이다. 

습설이라 하지만 우리에겐 그냥 하얗고 포슬포슬한 눈송이가 온 세상을 덮으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준다.

 

 

3월의 폭설은 놀랄 일이 아니다. 적어도 태백산에서는 ...

봄의 전령사는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대지만 태백산은 전혀 열 기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두껍게 쌓인 눈이 녹을 때까지 초록 움틀 생명들은 땅밑 조용히 대기조이다.

바람자는 곳에서 잠시 앉아 뜨끈한 커피한 잔과 함께 간식을 먹고 바로 하산한다.

친구와 사부작사부작 얘기나누며 내려가는 하산길, 혼자여도 좋았을 것이고 동행이여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산행이었다.

 

'山 ... 산이 좋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산 (5)  (0) 2025.04.22
태백산 (4) ... 3월 폭설  (3) 2025.03.28
태백산 (2)  (0) 2025.02.03
태백산 (1)  (0) 2025.02.02
태백산 (20) ... 아듀, 2024 ~  (1) 2024.12.31